서 론
기후변화는 해수 온도 상승, 해류의 변화, 해양 산성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양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양 생물의 분포, 출현 양상, 생태적 습성에 광범위하고도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Poloczanska et al., 2013).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주 관찰되고 있는 상어류의 출현 역시 이러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반영한 현상으로 해석되며, 특히 과거에 비해 고위도 해역에서 아열대 및 열대성 상어류의 혼획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수온 상승에 따른 서식지의 북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해석은 북서대서양에서 수행된 위성 추적 연구를 통해서도 설명되는데, Hammerschlag et al.(2022)은 뱀상어(Tiger shark, Galeocerdo cuvier)의 2010–2019년 사이의 이동 경로를 위성으로 추적하였고, 그 결과 북상 시기 및 지리적 분포 범위와 연간 분포 변동성이 해수면 온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해에 극지방으로의 서식 확장과 고위도 해역에서의 장기 체류가 관측되어 기후변화가 상위 포식자의 분포 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동해에서의 상어 혼획 건수는 2022년 단 1건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15건, 2024년에는 44건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Fig. 1). 이러한 증가는 2023년 동해의 연평균 표층 수온이 지난 20년(2001–2020 년) 평균보다 약 1.3℃ 높게 나타난 인공위성 관측 결과와, 상어의 주요 먹이인 고등어와 방어 등의 어종이 수온 상승에 따라 대량 유입된 사실과 함께 고려되고 있다. 혼획된 상어는 청상아리(Shortfin mako, Isurus oxyrinchus), 악상어(Salmon shark, Lamna ditropis), 청새리상어(blue shark, Prionace glauca), 귀상어(Smooth hammerhead shark, Sphyrna zygaena), 백상아리(Great white shark, Carcharodon carcharias), 무태 상어(Copper shark, Carcharhinus brachyurus) 등으로 다양 하며, 이들의 출현 증가는 단순한 개체 수의 증가가 아닌, 해양 환경의 구조적 변화, 즉 생태계 전반의 반응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상어와 같은 상위 포식자는 먹이망의 최상위에 위치하며, 넓은 이동 경로와 다양한 생존 전략을 통해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과 균형을 반영하는 지표 종(indicator species)으로 여겨진다 (Heithaus et al., 2008;Ferretti et al., 2010). 그러나 국내에서 수행된 상어 관련 연구는 주로 상어 부산물의 산업적 활용(김 등, 2009;박 등, 2019), 식용 상어 고기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위한 유해물질 축적 분석(Lee et al., 2015;Kim et al., 2016;Kim et al., 2019), 그리고 일부 위 내용물 기반 섭식 특성 분석(허 등, 2010;Park et al., 2019) 등에 국한되어 있다. 최근 군산대학교 연구팀이 한국 연근해에서 출현하는 상어류의 분류도감과 매뉴얼(김과 최, 2024)을 발간하여 기초적인 분류학적 기반을 마련하였으나, 기존 연구들은 개체 수준의 단편적인 정보 제공에 그치며, 시·공간적 생태 변화나 그 원인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생태 변화, 서식지 변동, 분포 패턴을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연구가 요구된다. 특히 상어와 같은 광역 이동 종의 생태적 적응, 이동 경로, 영양단계 변화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융합적인 기법 을 이용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상어의 생태학적 반응과 해역 내 역할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분석 기법의 도입 및 기존 분석 법을 융합하는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러한 필요성에 대응하여 2024년부터 ‘대형 상어류의 분포현황과 생태학적 특성’에 관한 연구를 긴급 현안 대응 과제로 선정하고, 한반도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상어의 분포 현황과 생태 역할 및 생태계 영향력에 관한 정밀 연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국립수산과학원, 2024).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하나의 방안으로서, 한국 연안에서 상어 생태 연구에 적용 가능한 ‘안정동위원소 분석 기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생물체의 먹이원, 이동 경로, 영양단계, 서식지 이용 등을 장기적으로 통합 분석할 수 있는 강력한 생태 조사 기법으로, 최근 해양 생태학 분야에서 그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다(Rious et al., 2023;Shipley et al., 2024). 특히 탄소(C) 및 질소(N) 동위원소는 각각 개체의 주요 먹이원과 영양단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의 위 내용물 분석과 병행 시 보다 정량적이고 종합적인 생태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수소(H), 산소(O), 황(S) 동위원소의 활용은 지역적 이동성 및 서식지 특성 파악에 유용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상어 종을 대상으로 안정동위원소 기법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 본 논문은 기존 생태 연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상어류를 대상으로 한국외 안정동위원소 연구의 대표적인 사례를 정리하여 안정동위원소 기법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이를 위해, 향후 국내 연구에서 이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어의 생태학적 특성과 해역 내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본 논문은 향후 정책적 대응 및 과학적 기반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안정동위원소 기법을 활용한 상어 생태 연구
1.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비 결과를 이용한 먹이망 내 생태적 지위 및 먹이 추정
대형 포식자의 섭식 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먹이 사슬 역학에 미치는 해당 종의 잠재적 영향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체의 크기가 클수록 위 내용물을 이용한 섭식 정보 해석은 어려울 수 있으며, 상어의 경우 공위(空胃, empty stomach) 상태로 혼획되는 경우가 흔해 위내용물을 이용한 먹이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물 조직 내 질소와 탄소 안정동위원소비는 생물 대사에서 원소가 가진 특성을 이용해 서로 다른 영양단계와 에너지원 추정에 이용될 수 있으며(원 등, 2022), 상어에 대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Hussey et al., 2012;Kim et al., 2012).
포식자에서의 탄소 안정동위원소비는 먹이생물의 동위원소비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포식자에서 상대적으로 보존적인 전이의 결과이다. 포식자의 탄소안정동위원소비 값은 먹이원에 비해 약 0.5~1‰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동위원소비의 뚜렷한 차이가 있는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되며, 에너지 경로(먹 이원)를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DeNiro and Epstein, 1978). 예를 들어 Trystram et al.(2016)은 인도양 레위니옹 섬 (Réunion island) 주변에서 포획된 황소상어(Bull shark, Carcharhinus leucas) 와 뱀상어의 탄소 안정동위원소비를 통해 황소상어가 뱀상어에 비해 연안 기원의 유기물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해석하며, 이를 통해 황소상어가 연안 서식지를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해석은 해역에 따라 에너지원의 탄소안정동위원소비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며, 본 연구에서는 또한, 황소상어의 체장과의 관계를 통해 작은 개체일수록 연안에 가까운 서식 특성을 갖는다는 서식 생태 해석에도 가능하였다. Hussey et al. (2012) 역시 성별에 따른 홍살귀상어(scalloped hammerhead shark, Sphyrna lewini) 의 탄소 안정동위원소비의 변화를 통해 성별에 따른 먹이원의 차이를 해석하기도 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포식자의 질소 안정동위원소비는 피식자의 동위원소비 보다 뚜렷한 증가 경향을 갖는다. 먹이에 포함된 질소원은 조직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가벼운 14N 동위원소를 우선적으로 배설하게 됨에 따라(예, NH3+), 동물 체내 조직에 동화되는 질소의 경우 15N의 상대적 비율이 높아진다. 이런 결과로 포식자의 조직(예: 근육, 혈액, 피부, 이빨 등)에서 측정된 질소 안정동위원소비는 먹이원에 비해 더욱 높게 관측된다. 피식자와 포식자 사이에 관찰되는 동위원소 분별 정도는 메타분석을 통해 약 3.4‰ 로 보고되어 있어 (Minagawa and Wada, 1984;McCutchan et al., 2003;Vanderklift and Ponsard, 2003) 질소의 안정동위원소비 값을 이용한 영양단계 비교는 이들의 생태계 내 상대적인 영양학적 지위와 섭식에 대한 예측을 가능케 한다(Fig. 2).
남아프리카 콰줄루나탈(Kwazulu-Natal) 보호 해역의 연안에서 수행된 Hussey et al.(2011)에 의한 연구에 따르면 홍살귀 상어와 흑상어 (dusky shark, Carcharhinus obscurus)에서 개체 크기에 따른 질소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해 계산한 영양단계의 경향이 다르게 관찰되었으며, 홍살귀상어가 크기와 함께 영양단계가 증가하는 반면, 흑상어는 반대로 크기와 함께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두 종은 성장에 따른 잠재 먹이 대상원들이 구분됨을 보고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포식자의 크기에 따라 해양 생태계의 구성 요소(먹이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예측되지만 본 연구에서는 영양단계 비교 결과를 통해 종 및 성별에 따른 복잡한 개체 특성이 질소동위원소비에 영향을 미쳐 산출 영양단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해석하였다.
또한 안정동위원소비를 활용한 먹이원 및 영양단계 정보는 환경학적 연구와 결합되어, 상어의 생리적 특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연구에서 Kim et al. (2016)은 혼획된 상어 5종(흑단상어; 청새리상어, 청상아리, 장완흉상어 (oceanic white-tip shark, Carcharhinus longimanus), 귀상어)의 메틸 및 총 수은 농도와 영양 단계와 간의 관계를 비교하여, 상어와 같은 최상위 포식자의 수은 농도에 대해 개체의 영양단계의 중요성을 보여준 바 있다. McMeans et al. (2015) 은 캐나다 컴벌랜드 해협(Cumberland Sound) 에서 포획된 그린란드 상어 (Somniosus microcephalus) 를 대상으로, 먹이망 구조와 개체의 섭식 행동이 총 수은 (Total Mercury, THg) 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더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안정동위원소(δ¹³C, δ¹⁵N), 지방산 조성, 위 내용물 분석기법을 함께 적용하여 상어의 먹이원과 영양단계를 추정하고, 이와 수은 농도 간의 관계를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δ¹⁵N 값은 상어의 영양단계 상승에 따라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수은이 먹이망을 따라 생물 농축 (biomagnification)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었다. 특히, 탄소 안정동위원소비를 바탕으로 구분된 표·중층성(pelagic) 먹이망(TMF=7.8)과 저서성(benthic) 먹이망(TMF=3.3) 간에는 수은 축적률의 차이가 나타났으나, 상어가 실제 섭취한 주요 먹이인 Greenland Halibut나 ringed seal 등의 총 수은 농도는 두 먹이망 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ure 3). 또한 개체의 크기, 성별, 탄소 및 질소의 안정동위원소비(δ¹³C 및 δ¹⁵N), 지방산 조성 등의 생리적 또는 생태적 지표들은 상어 간 수은 농도 변동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그린란드 상어가 다양한 먹이원을 섭취하는 잡식성 또는 범식 포식자임을 시사하며, 안정동위원소비 결과를 통한 먹이망 및 영양단계 결과는 수은 축적이 개체 특성보다는 먹이망 내 위치와 구조적 특성, 즉 영양단계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논의 근거로 작용하였다.
2. 동위원소 혼합 모델(mixing model)을 이용한 먹이 기여 및 생태계 지위, 포식 전략 해석
안정동위원소 분석 결과의 장점 중 하나는 동위원소비가 차이 나는 두 가지 이상의 먹이원의 포식자에 대한 먹이 기여율을 정량적으로 추정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혼합 모델(mixing model)이 활용된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이원혼합 모델(two-source mixing model)로, 두 가지 먹이원의 동위원소 비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섭식에 대한 정보를 수치적으로 계산하는 질량수지(mass balance)적 접근이다(Eq.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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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mixture : 포식자의 탄소안정동위원소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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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source1 : 먹이원 1의 탄소안정동위원소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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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source2: 먹이원 2의 탄소안정동위원소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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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포식자에 대한 먹이 1의 기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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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f: 포식자에 대한 먹이 2의 기여율
이 기본 원리에서 개발된 SIMMR (stable isotope mixing models)과 MixSIAR (Bayesian mixing model framework used for stable isotope analysis in R)은 베이지안 통계 기반의 모델로서 SIMMR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와 사용 편의성을 제공하며, MixSIAR는 계층적 구조(hierarchical structure)와 공변량(covariate) 등을 고려한 보다 유연하고 정교한 모델링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두 모델 모두 최근 연구에서 다양한 먹이원의 동위원소 값과 소비자의 값을 이용해 각 먹이원의 기여율을 확률적으로 추정하게 하는 기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Lipscombe et al., 2024;Carlisle et al., 2014). 호주 동부에서 연구된 백상아리에 대한 Lipscombe et al.(2024)의 연구는 SIMMR를 적용하여 계절에 따른 미성숙 개체의 먹이 조성과 서식지 이용 변화를 정량화 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구진은 연안에서 채집된 136개체의 상어의 근육과 혈장 시료를 대상으로 안정동위원소(δ¹³C 및 δ¹⁵N) 와 지방산 조성을 분석하였으며, 이를 통해 수 주에서 최대 1년에 걸친 식이 패턴을 파악하였다. 베이지안 혼합 모델(Bayesian mixing model) 분석 결과, 연안 에서 기인한 낮은 영양단계 먹이원 (ex. Flathead grey mullet 등)의 연간 기여율이 평균 49%로 가장 높았으며, 이외에도 높은 영양단계의 연안성 먹이원(ex. Dusky shark 등) 이 37%, 중간 영양단계를 갖는 외해성 먹이원(ex. Mackerel 등) 이 14%를 차지하였고, 해당 결과는 계절에 따른 차이가 구분되어 Fig. 4와 같이 매우 가시적인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백상아리의 먹이는 계절에 따라 먹이 기여율이 유의하게 달라졌는데, 봄과 여름에는 영양가가 높은 연안성 저서생물과 어류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한 반면, 겨울에는 중간 영양단계 외해성 자원 이용 비중이 증가하였 으며 이러한 결과는 미성숙 백상아리가 생애 초기 단계에서 성장 을 위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연안 자원에 의존하며, 계절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먹이원을 조절하는 생리·생태적 전략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결과는 안정동위원소 기반의 식이 추정이 없었다면 파악하기 어려웠을 이러한 계절별 자원 이용 전략에 대한 정보이며 백상아리의 개체군 생태 이해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 보전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대부분의 먹이 기여율 연구는 먹이 생물의 서식 특성에 따라 저서성, 연안성, 원양성 등의 생물 군집으로 구분하고, 이를 바탕으로 포식자의 섭식 활동 특성을 해석해 왔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상어 혼획 사례가 최근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그 생태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대응 연구의 일환으로 안정동위원소 분석 기법을 적용한 초기 단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에서는 청상아리, 악상어, 백상아리 등을 대상으로, 혼획 지역의 주요 어종 및 알려진 주요 먹이 생물에 대한 종별 안정동위원소 값을 이용하여 섭식 기여율 추정을 시도하고 있다(미공개자료, 국립수산과학원). 이 분석 결과, 특히 오징어류에 대한 기여율이 높게 나타나 상어의 광역적 이동 경로와 먹이 생태 해석에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서 사용되는 후보 먹이 생물의 선정은 결과 해석의 정밀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먹이 생물을 종 수준에서 해석하고자 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양한 먹이원이 존재하는 해양 생태계의 특성상, 모든 가능한 후보 생물들을 대표하는 시료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동위원소비에 기반한 먹이 기여율 산정의 정확성이 저해될 수 있다 (Phillips et al., 2014).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원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의 도입이나, 위 내용물 분석(gut content analysis) 등 상호 보완적인 방법론의 병행이 요구된다. 이러한 접근은 섭식 생태 해석의 신뢰도를 높이고, 종합적인 생태 정보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France, 1997; Leite et al., 2002).
한편, 이 같이 두 원소의 값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 기반해 질소 및 탄소안정동위원소비(δ15N과 δ13C)을 이중 플롯으로 나타내면 포식자의 생태학적 지위공간을 2차원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데, 대상 생물의 동위원소 생태적 지위 폭이 얼마나 넓거나 다양한지, 그리고 개체군이 서로 다른 탄소원(δ13C 및 δ15N) 이 있는 서로 다른 서식지 사이를 이동할 때 얼마나 유연할 수 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법은 δ15N–δ13C 공간에서 개체가 차지하는 총 면적과 분산 수준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종 내 동위원소 생태적으로 해석되는 지위의 범위(trophic range), 다양성을 비교하고 종의 영역의 겹침 정도를 통해 생태계 특성을 해석한다(Layman et al., 2007; Quevedo et al., 2009). 그 예의 하나로, SIBER (Stable Isotope Bayesian Ellipses in R)는 군집 또는 개체군 수준에서 isotopic niche의 폭(niche width)을 시각화하고, 집단 간 중첩(overlap) 정도를 정량화 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는 베이지안 기반 모델로 최근 여러 논문에서 이 기법을 활용한 최상위 영양자의 생태계 내 영양학적 역할을 해석하고 있다(Shiffman et al., 2019;García-Rodríguez et al., 2022).
García-Rodríguez et al.(2022) 의 연구에서는 백상아리의 탄소 및 질소의 안정동위원소비를 이용한 생태학적 지위 범위를 비교함으로써 성장에 따라 다르게 관찰되는 먹이활동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멕시코 바하 캘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Peninsula)의 주변 해역의 백상아리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막 태어난 개체(new born)보다 태어난 지 1년가량 된(young of year) 개체가 더 넓은 생태학적 지위범위가 먹이의 다양성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독립적인 먹이활동의 증가를 반영한다고 설명하고 있다(Fig. 5(a)). 더 성장한 백상아리 개체에서는 가장 넓은 동위원소비의 범위를 보여 넓은 생태학적 지위범위를 나타냄에 따라 바하 캘리포르니아 반도 밖으로 이동하며 다양한 먹이를 섭취한 결과를 해석하였다(Fig. 5(a). 또한 나아가 해당 연구에서는 백상아리 외에 같이 서식하는 귀상어 및 무태상어에 대한 생태학적 지위 범위 분석도 비교하였으며 그 결과, 백상아리와 귀상어의 생태학적 isotopic niche가 중첩되었고, 이 같은 결과는 두 종이 비슷한 먹이원을 섭취하며 먹이에 대해 경쟁할 수 있는 생태학적 특징을 갖는 것도 유추 가능했다(Fig. 5(b)).
백상아리와 귀상어에서 관찰된 것과 같은 결과는 먹이 경쟁과 같은 공서종의 생태학적 특성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이들의 섭식 특성이 가진 생태적 유연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를 갖는다.
Shiffman et al.(2019)은 플로리다 해변 암초지대와 비스케이 만(Bay of Biscay)에 서식하는 11종의 상어에 대한 탄소 및 질소의 안정동위원소비 결과를 통해 isotopic niche를 비교하였다. 이중, 흑단상어(Blacktip shark, Carcharhinus limbatus)와 검은코상어(blacknose shark, Carcharhinus acronotus)에 대한 isotopic niche 결과는 비스케이만에서 중첩된 반면 플로리다 해변에서는 구별된 영역을 나타내었다. 이는 플로리다 해변의 자원 분배(resource partitioning)의 결과로, isotopic niche 분석은 같은 종의 상어라도 서식지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먹이 활동이나 종간 상호작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해석하는 중요한 기법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모델들은 안정동위원소비의 평균 값 비교를 넘어서 생태계 내 자원 이용의 다양성과 공간적·개체 수준의 생태계 내 기능과 변동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활용도가 크다.
3. 중장기 이동(migration) 경로 추적: 주요 서식처 규명 연구
최근 안정동위원소 분석 기법의 발전은 연안 및 외해성 어류의 이동성(migration) 연구에 있어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Carlisle et al. (2014) 은 악상어의 척추를 이용하여 개체의 생애 전반에 걸친 서식지 이용 변화를 재구성한 바 있다. 척추는 일 년 단위로 성장의 정보를 가진 띠(annuli)를 형성하며 조직이 축적되는데(Fig. 6 (a)), 이는 기존의 근육이나 간 등 대사적으로 활발한 조직이 제공하지 못하는 장기적 시간 척도의 정보를 가능 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척추의 절편으로부터 연속적인 시료를 채취, 분석함으로써 개체의 어린 시절 이용한 서식지(nursery)부터 성체로 성장하며 이동한 경로 를 추적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악상어의 성장 시기에 따른 서식지를 조사하기 위해 알래스카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어장에 서 악상어 20마리의 척추뼈를 채취하여 분석한 동위원소값과 생물지리학적 영역을 기반으로 구분되는 서식지에 대해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을 MixSIAR 모델에 입력자료로 활용함으로써 성장 단계별 서식지를 추정하였다. 그 결과 6년생 이전에는 외해역에 서식지를 두지만 성숙기를 거친 이후엔 육지에 보다 가까운 해역(neritic zone)으로 서식지를 변경하는 것으로 해석 되었는데, 이 같은 동위원소 결과는 태그 데이터와 검증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상어의 먹이 가용성, 포식 압력, 그리고 항온성 어류로서의 열로 인한 환경 제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생태학적 결과로 해석된다(Carlisle et al., 2014). 실제로 이러한 방법론은 표식(tagging)이나 실시간 추적이 어려운 대형 이동성 동물종에 대한 생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대안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조직 선택의 다양성과 분석 기법의 확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장기 생태 연구를 위한 또 다른 시도로, 상어의 수정체 렌즈(eye lens)를 분석 대상으로 활용한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Quaeck- Davies et al. (2018) 은 플로리다 키스 지역에서 채집된 여러 종의 상어—비악상어 (porbeagle shark, Lamna nasus), 곱상어 (spurdog, Squalus acanthias), 청상아리, 장완흉상어—를 대상으로, 다양한 조직에서 탄소(δ¹³C) 및 질소(δ¹⁵N)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여 개체의 장기적이 식성 변화와 이동 양상을 추적하였다. 이 연구는 상어의 수정체 렌즈가 성장기에 따라 층 형태로 축적되지만, 대사적으로 비활성화된 단백질 조직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생애 이력을 시간 순으로 복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기존에는 상어가 이석(otolith)을 가지지 않기 때문 에 안정동위원소 기반 생애사 연구가 척추 등으로 제한되어 있었으나, 본 연구는 수정체 렌즈가 특히 태생(viviparous) 상어 종에서 중심부(core)를 통해 모체의 식성과 서식지 정보를 반영할 수 있음을 제시하며(Fig. 6 (b)), 새로운 생태정보 기록 매체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연구진은 수정체 렌즈를 포함해 근육, 간, 피부 등 조직별 동위원소 값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개체가 해양-연안의 생태계를 이동했을 가능성을 도출하였고, 성장 과정에 따른 먹이원의 변화와 영양단계 상승도 함께 해석하였다. 특히 일부 종은 어릴 때 연안에서 서식하다가 성숙 후 외해로 이동하는 ontogenetic shift 양상을 보였으며, 각 조직의 동위원소 반영 시차(조직 순환율, tissue-specific turnover rate) 차이를 활용해 단기와 장기 생태 정보를 통합적으로 파악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단일 시점에서의 먹이망 해석을 넘어, 상어의 서식 이동과 개체 수준에서의 생태적 전략을 밝히는 데 유용한 접근이며, 안정동위원소 기법이 단순한 섭식 생태를 넘어 생물의 이동 및 생애 주기 전략을 밝히는 데에 효과적인 도구로 자리매김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합물 안정동위원소 분석 기법 활용 최신 심화 연구: 먹이망 내 상어류의 영양단계 (Trophic position, TP) 정밀 규명
1. 아미노산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영양단계 산정
최근 생태학 및 영양생태학 연구에서 아미노산 화합물 수준에서의 안정동위원소 분석(compound-specific isotope analysis of amino acids; CSIA-AA)이 상위영양단계 생물의 영양단계(Trophic position, TP)를 보다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는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Bradley et al., 2015). 이는 기존의 방법이 총 근육시료에서 분석한 질소안정동위원소비와 기초 생산자 또는 먹이로 추정되는 생물에서 분석한 질소안정동위원 소비의 비교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생물의 영양단계를 반영할 수 있는 반면, 개별 아미노산—특히 영양 정보를 제공하는 trophic 아미노산인 글루탐산(glutamic acid)과 영양원의 정보를 주는 source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의 질소안정동위원소비를 통해 대상 개체의 분석만으로 TP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 이 분석법의 핵심은 한 개체의 글루탐산-페닐알라닌의 질소안정동위원소비(δ¹⁵N)의 차이로 계산되는 정밀한 TP 산출에 있고 배경 질소의 변동성이나 먹이원으로 추정되는 생물 시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상어와 같은 먹이 선택성이 강하지 않은 (generalist) 최상위 포식자인 생물의 정확한 영양단계를 계산에 적합한 기법 이라고 할 수 있다. Table 1은 화합물의 안정동위원소비를 이용한 상어 연구를 정리했다.
첫 논문은 2011년 Dale et al.(2011)에 의한 연구였으며, 홍살귀상어의 위내용물 분석으로 도출된 영양단계 정보를 이용하여, 상어종들에 특화된 아미노산 질소 안정동위원소의 trophic discrimination factor (TDF: 영양분별계수, 먹이사슬에서 한 단계 위 영양 단계로 이동할 때 안정 동위원소 비율의 차이) (5.8-5.9‰)를 새로 구하여 TDF 중요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2014년 Hoen et al.(2014)는 아미노산의 질소 안정동위원소비를 이용한 먹이단계 계산에서 육식성 어류(TDF = 5.0 ± 0.6‰)와 초식성 어류(TDF = 7.6 ± 1.2‰)의 영양단계 분별 계수(TDF)를 모두 고려한 계산식을 제안하여 이를 통해 각 개체의 영양단계를 보다 정밀하게 추정하고자 하였다. 이후 Hussey et al. (2015)역시 일반적으로 TP, 4 수준의 범식 포식자로 간주 되어온 상어의 영양 단계 결과가 상위 포식자로서의 다양한 섭식 생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이며, 또한 먹이망의 구조를 과도하게 단순화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기존에 이용 되어온 안정동위원소 분석 기법(bulk isotope analysis)의 해석에 있어 배경질소 값(baseline)에 의존성 및 최근 많은 연구에서 지적하고 있는 종간 변이를 보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CSIA-AA기법은 위치나 계절에 따른 식이 변화의 영향을 줄이며, 해양 먹이망을 시간과 공간에 걸쳐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제시되고 있다.
2. 상어의 아미노산 안정동위원소 기반 TDF 적용 연구 동향과 향후 과제
아미노산 질소 안정동위원소를 활용한 TP 산정에 있어, 경험적으로 산출된 TDF의 정확한 적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상어와 같은 연골어류는 삼투조절을 위한 요소(urea) 합성 경로 및 요소 순환에서 발생하는 질소 대사의 차이가 일반적인 생물보다 낮은 TDF를 유도한다고 지적된다(Hoen et al., 2014, Whiteman et al.,2018, McMahon and McCarthy, 2016). 이는 요소 순환 과정에서 요소가 urealytic 박테리아에 의해 가벼운 δ¹⁵N 값을 지닌 암모늄으로 분해되고, 이것이 글루타민 합성 효소 등을 통해 글루타민 풀(glutamine pool)로 재흡수 될 수 있기 때문이다(Shipley et al., 2022).
Hoen et al. (2014) 은 모래뱀상어(Sand tiger shark, Carcharias taurus), 레오파드 상어 (leopard sharks, Triakis semifasciata), 레몬상어 (lemon shark, Negaprion brevirostris) 등 세 종의 상어를 대상으로 실험 사육을 통해 TDF 값을 도출했으며, 기존의 대표적 값인 7.6 (Chikaraishi et al., 2009) 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2.3의 값을 제시하였다. 해당 연구는 기존의 단일 TDF (glu-phe로 계산되는 개념) 대신 종 특성에 따라 다중 TDF(multi-TDF)를 적용하는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또한 단순한 분류군 차이가 아닌, 개별 생리 조건이나 실험 설정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된 바 있다.
Whiteman et al. (2018) 은 1250일에 걸친 장기 실험을 통해 먹이 변화에 따른 TDF 변화를 해석하고자 하였는데 오징어에서 틸라피아로 먹이 급이가 변경된 군집에서 제한된 동화가 관측되었고, 이를 통해 동화 효율, 소화율, 체내 요소 순환 등의 복합 요인에 의해 TDF가 변화할 수 있음을 해석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실제 생태계 연구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TDF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Dale et al. (2011) 과 Hussey et al. (2015) 은 위 내용물 분석과 아미노산 분석을 통합하여 TDF를 산정하거나, 다중 TDF를 도입하여 상어의 TP를 추정하였다. 고래상어에 대한 Meekan et al. (2022)의 연구에서는 조직 내 페닐알라닌 농도가 낮아 라이신(lysine)을 대체 지표로 활용 하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필수 아미노산 조성의 조직 특이성과 함께 해석되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필수 아미노산의 탄소 안정동위원소비(δ¹³C-EAA)는 먹이원과 섭식자 간의 TDF가 매우 작기 때문에, 섭식자가 어떤 먹이원을 섭취했는지를 효과적으로 추적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간주된다(McMahon et al., 2013; Larsen et al., 2013). 그러나 Whiteman et al. (2018)의 상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일부 필수 아미노산 — 류신, 아이소류신(Isoleucine), 발린(Valine)에서 먹이와 큰 차이가 관찰되었고, 이와 유사하게, 보닛헤드귀상어(bonnethead shark, Sphyrna tiburo)의 먹이 급이 실험(Leigh et al., 2018)에서도 페닐알라닌, 라이신, 트레오닌(Threonine)에서 먹이원 간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일부 아미노산의 동위원소 차이가 발생 원인으로 상어와 같은 연골어류 특유의 생리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미노산 수준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기존의 총 질소 및 탄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이 지니는 생리학적 한계를 보완하며, 연골어류를 포함한 상위영양단계 생물의 영양생태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TDF의 결정 요인이 되는 생리학적 메커니즘과 조직 특이성, 개체 간 변이, 먹이 구성에 따른 대사 반응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향후에는 실험 기반의 생리 생화학적 검증과 야외 생태조사의 병행을 통한 TDF 체계의 표준화 및 분류군별 적용 기준 마련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결론 및 전망: 동위원소를 활용한 대한민국 연안 상어 생리 생태 연구 방향
국내 해역에서 상어를 대상으로 한 안정동위원소 분석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관련 연구 사례도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해외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안정동위원소 기법의 적용 가능성을 소개하고, 이를 우리나라 연안 생태계에 활용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위 내용물 분석 등 기존 식성 연구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개체의 장기적인 먹이 이용 특성과 에너지 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상어는 총 9목 22과 34속 49종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연안 수역에서의 출현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온 상승 등 물리·화 학적 해양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상어 종의 생태적 지위 평가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안정동위원소 기법을 활용한 장기 모니터링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상어는 요소(urea)를 삼투조절 물질로 활용하는 독특한 생리적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어, 아미노산의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 원소에 대한 영양단계 분별계수(TDF)를 적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타우린(Taurine), 글라이신(Glycine), 알라닌(Alanine) 등의 아미노산은 상어의 삼투조절 및 질소 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상어는 요소에 의한 단백질 변성을 방지하기 위해 트라이메틸아민-N-옥사이드(trimethylamine N-oxide, TMAO)를 고농도로 축적하는데, TMAO는 단백질을 안정화시키는 생리학적으로 중요한 물질이다. 이 물질은 주로 콜린(choline), 카르니틴(carnitine) 등 식이 유래 전구체의 대사를 통해 합성되며, 이러한 대사 경로는 간에서의 아미노산 대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TMAO의 농도 및 관련 아미노산 대사 경로는 개체의 조직 내 아미노산 동위원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상어의 에너지 이용 및 생태적 지위를 해석할 때 중요한 생리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은 향후 상어 생리 연구의 주요 주제가 될 수 있으며 개체에 대한 정량적 분석 기반을 마련하고, 생리 생태적 해석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연구는 국내 해역의 생물학적 및 해양환경적 특성에 적합한 TDF 값의 산정, 개체군 수준에서의 안정동위원소 기반 생태 특성 분석, 그리고 위도 및 지역 간 생태계 구조 비교를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조직 유형에 따른 순환율(turnover rate) 차이를 활용하면 생물의 영양학적 변화를 시간 축에 따라 추적할 수 있으며, 이는 생태 정보의 보다 정밀한 해석에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절적 변화나 단기간의 영양소 섭취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혈액이나 간(liver)과 같이 순환율이 빠른 조직을 시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치아를 교체하는 상어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치아의 무기원소 동위원소 분석은 상어를 지표종으로 활용한 새로운 생태 정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상어의 분포 및 생태적 역할 변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 시킬 수 있으며, 해양 생태계 진단 기술의 정밀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상어 생태 정보를 과학적 근거로 활용함으로써, 해양 생태계 보전 및 자원 관리 정책 수립에 실질적인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해양 생물 간 물질 순환 및 생태적 상호작용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데 있어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하며,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해양 생태계 연구의 확장성과 기술적 응용 가능성을 한층 더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